참기 힘든 일

사람들은 걸어서 30분 이내 거리에 원자로가 들어서거나, 확진자가 대중교통을 타고 거리를 활보하거나, 백인 경찰관이 비무장 흑인을 체포하다가 질식사에 이르게 하는 것은 잘 참아 내면서도, 가끔 살짝 땀 흘리며 한 빨래가 바짝 마르지 않는 것에 기분 상하기도 한다.

도깨비가 나오는 카페라도…

그곳에 도착해서 차 문을 열면 사계절 어느 때라도 차가운 바람이 밀려들어왔다. 아직 꿈꾸는 듯한 상태에서 바람소리에 이끌려 휘적휘적 걸어 나와 마주했던 강릉과 동해바다의 절경은, 요즘도 눈을 감으면 가끔 어제처럼 떠오를 때가 있다. 하지만, 이제는 고통스러웠던 멀미나 황홀했던 풍치風致는 터널과 함께…

커피와 사약

일하는 건물의 탕비실에는 커피 아웃렛이 두 개 달린 커다란 네스프레소 머신이 있는데, 들어가면 아우터를 벗어 대충 의자에 걸고는 늘 제일 먼저 그 머신 앞으로 걸어가는 게 어떤 의식처럼 되어 버렸다. 머신 옆 캡슐 트레이에서 색에 대한 취향만으로 – 맛의 기호가…

하루키의 신작, ‘일인칭 단수’

장편은 숨이 길기 때문에 작가 나름대로 자신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여지가 많다. 문장력으로 승부하는 작가도 있고, 그건 좀 떨어져도 스토리로 밀고 나가는 작가도 있다. 어쨌든, 능력이 부족한 부분이 군데군데 있더라도 괜찮은 장점 하나로 꿋꿋하게 밀고 나가면, 독자는 읽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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